"우리나라 국민 수준이 높아지면서 배심원들의 참여도가 높았고 이는 새로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준 것입니다"

  국내 사법사상 처음으로 국민참여재판을 주관한 대구지법 제11형사부 윤종구 부장판사는 첫 재판을 주관한 소감을 13일 이같이 밝혔다.

  윤 판사는 그러면서 1940년대에 국민참여재판을 도입했으나 국민의 참여도가 낮아 제도를 폐지한 바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다음은 윤 판사와의 일문일답.

-- 첫 국민참여재판을 주관했는데 소감은

▲재판다운 재판이 된 것 같다. 우리나라 국민 수준이 높아지면서 배심원들의 참여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 같다. 이는 국민참여재판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준 것이다. 검사와 변호인, 증인 모두가 적극 참여해 배심원과 방청객들이 재판을 좀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첫 재판에서 배심원들의 의견이 사실상 그대로 반영됐는데

▲어제(12일) 배심원 평결 과정에는 재판부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배심원단에서 제시한 형량을 재판부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은 무엇보다 배심원단의 결정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지 않았고 양형의 허용 폭 내에 있었기 때문이다.

-- 법률에 문외한인 일반인들이 피고인 형량까지 결정하는 것은 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참여재판이 아닌 기존의 일반 형사재판의 경우에도 판사들은 피고인에 대한 적정 양형을 판단하기 위해 비법률전문가인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국민참여재판은 이 같은 비공식적인 절차를 공식적인 절차로 바꾼 것이어서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 국민참여재판의 정착을 위한 요건이 있다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우선이다. 1940년대에 국민참여재판을 도입했던 일본의 경우 국민참여도가 낮아 제도를 폐지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국민참여재판 과정의 대부분은 배심원을 선정하는 절차가 차지하기 때문에 재판부 보다는 법원 일반 실무진들에 대한 지원이 대폭 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배심원 후보 230명은 어떻게 산출한 숫자인가

▲모의재판 당시 배심원 후보들의 출석률인 10%와 미국 배심원 후보들의 평균 출석률, 고령자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뒤 재판부가 결정할 수 있는 최대의 폭으로 정한 것이다. 앞으로 국민참여재판이 정착되면 출석 통지서를 발송하는 배심원 후보자의 수도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