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저의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1985. 10. 5. 어느 집(홍길동)에 양자로 들어갔습니다. 홍길동(양조부)이 살아계시는데도, 저의 아버지가 먼저 1990. 12. 10. 돌아가시었고, 홍길동은 2004. 12. 24. 돌아가시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함께 홍길동의 재산을 상속할 수 있나요?

[답] 당신은 아버지 대신 어머니와 함께 홍길동의 재산을 상속할 수 있습니다. 그 상속비율은 어머니가 3/5, 당신이 2/5의 비율입니다.   이 경우 당신의 아버지를 피대습자, 당신을 대습자라고 합니다. 대습상속의 경우 대습자에 관한 요건, 특히 “입양 신고 전에 출생한 양자의 자녀”가 대습상속할 수 있는가가 문제됩니다. 당신이 아버지의 입양신고 날자인 1985.10. 5. 이후 출생하였다면 당신과 홍길동 사이에는 법정혈족관계(祖孫關係)가 발생하므로, 당신이 홍길동의 재산을 대습상속하는 것은 일반적인 자연혈족관계에 있는 손자가 할아버지의 재산을 대습상속하는 것과 꼭 같습니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입양신고의 날짜 이전인 1980. 3. 1. 출생하였다면 과연 당신은 홍길동의 재산을 상속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에서는 학자들 사이에 이 문제를 논의한 일이 별로 없었으나, 일본에서는 이것이 크게 논의되고, 민법개정까지 이루어져있습니다. 먼저,대습상속인이 되기 위하여는 ① 상속인의 직계비속일 것 ②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일 것 ③ 상속개시시에 존재할 것의 3가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②의 요건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1) 상속인의 직계비속일 것 : 상속인이 될 것으로 예정된 사람은 피상속인의 자녀인데 그 자녀가 상속개시 이전에 사망하거나 또는 결격자가 되어 상속권을 잃은 때는 그 자녀의 직계비속이 대습상속하고(한국민법 제1001조), 그 대습상속인 손자녀가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거나 실권한 때는 다시 손자녀의 자녀가 상속하게 됩니다. 형제자매가 상속인으로서 먼저 사망한 때는 그 망인의 직계비속이 망인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됩니다(한국민법 제1001조). 결국 상속인인 자녀의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의 자녀가 대습상속인이 된다는 말입니다.
상속인의 직계비속이면, 자연혈족이든 법정혈족이든 묻지 아니합니다. 이른바 계친자(繼親子 : 이미 낳아서 데리고 온 자녀)는 일본민법에 의하면 1촌 인척의 관계에 있을 뿐이므로 대습상속을 할 수 없습니다. 대습자는 피대습자의 자녀이면 되고, 그 상속인일 것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손자녀가 그 부모에 대한 상속결격 사유가 있더라도 원칙적으로 친부모를 대습하여 조부모를 상속할 수는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2)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라야 하는가? 1962년 일부 개정된 일본민법은 대습자는 상속인의 직계비속일 뿐만 아니라,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 아니면 안 된다(일민 제887조 2항 단서)고 정하였습니다. 이 규정은 1962년 신설된 조항인데, 이 조항은 양자가 “입양 전에 이미 낳아서 데리고 온 자녀”는 대습상속에서 제외하여 상속을 받을 수 없음을 명백히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민법은 그러한 조항이 없고, 먼저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된 경우에 그 직계비속이 있는 때에는 “그 직계비속”이‘사망하거나 결격된 자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된다(민법 제1001조)고 정하고 있습니다.

(3) 배우자가 대습상속할 수 있음은 명문으로 정하여져 있으므로(민법 제1003조 제2항 : 제1001조의 경우에 상속개시 전에 사망 또는 결격된 자의 배우자는 동조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결국 당신은 어머니와 함께 할아버지 홍길동의 재산상 권리와 의무를 공동으로 2:3의 비율로 상속하게 됩니다.

<서울변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