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수리기술자등록증을 돈을 주고 빌려 문화재청과 시·군·구청 등으로부터 800억 원 상당 문화재보수 공사를 낙찰받은 건설업자들과 자격증을 대여해 준 문화재수리업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광진경찰서는 단청기술자 자격증을 빌려 문화재수리 공사를 낙찰받은 혐의로 건설사 대표 A(55) 씨등 20개 건설업체 대표를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단청기술자 자격을 가진 사람을 모집해 대여료로 연 1000만~1500만 원을 지급한 뒤, 문화재청 등에서 발주하는 공사에 응찰해 800억 원 상당의 공사를 낙찰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자격증을 빌려주고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문화재수리기술자 이모(43) 씨 등 41명도 함께 붙잡았다.

이 씨 등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건설업체에 자격증을 빌려주고 10억 3000만 원 가량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문화재수리업체는 기술인력 보유현황을 충족시키기 위해 단청기술자들로부터 자격증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단청기술자들도 문화재수리업체가 일을 하지 않아도 대여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대여료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업체 유지를 위해 자격증을 빌린 문화재수리업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업체들이 문화재를 수리·보수하는 과정에서 부실공사가 발생하진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