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얼마 전에 저의 아버님이 돌아가시었습니다. 아버지는 생전에 생명보험에 가입하셔서 보험금을 납입하고 계시었는데, 큰형님이 아버지 사후 그 보험계약을 해약하여 환급금으로 1,000만원을 정도를 수령하여 장례비에 충당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남의 보증을 서서 그 채무 5,000만원을 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형제들과 어머니가 상의한 결과 한정승인을 하기로 하였고, 사후 3개월 안에 한정승인신고를 하였으나, 그 채권자 측에서 보증채무를 갚으라는 소송이 걸려왔습니다. 한정승인신고를 할 당시, 재산목록에 해약환급금을 기록하지 않고 누락시킨 잘못은 있습니다. 과연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답]상속인들이 망인(피상속인)의 장례를 치르면서, 00생명보험주식회사에 대한 망인(피상속인)의 보험계약 해약환급금을 수령하여 이를 망인의 장례비용에 충당하였다면, 한정승인은 무효가 되는가? 반드시 그것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상속인들이 해약환급금을 망인의 장례비용으로 지출한 것은 합리적인 범위 내의 금액이라면 정당하고, 해약환급금은 상속에 관한 비용으로 모두 지출되어 남아 있는 것은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상속인들이 한정승인신고를 할 당시 해약환급금을 상속재산의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것을 바로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그렇게 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판례를 보면, 상속에 관한 비용은 상속재산 중에서 지급하는 것이고, 민법 제998조의2 소정의 상속에 관한 비용이라 함은 상속재산의 관리와 청산에 필요한 비용을 의미한다.  그리고 장례비용도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의 사회적 지위와 그 지역의 풍속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 금액 범위 내라면 이를 상속비용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법정단순승인 사유인 민법 제1026조 제3호 소정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라는 것은 한정승인신고할 당시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사해할 의사로써 상속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일부러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상속의 한정승인은 채무의 존재를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 책임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상속의 한정승인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상속채무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법원으로서는 상속재산이 없거나(영“0”인 상태), 그 상속재산이 상속채무의 변제에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상속채무 전부에 대한 이행판결을 선고하여야 하고, 다만, 그 채무가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해서는 강제집행을 할 수 없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집행력을 제한하기 위하여 이행판결의 주문에 상속재산의 한도에서만 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를 명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3다30968 판결,구상금, 공보,2003.12.15.(192),2346
면).  한정승인심판이 선고된 경우에 채무전액이 인정될 때 법원에서는 판결주문을 아래와 같이 표시하여 선고하여야 한다. 예컨대,원고에게, 피고 배0엽은 금 9,424,697원, 피고 정0식, 정0현은 각 금 6,283,131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00. 11. 18.부터 2000. 12. 17.까지는 연 14%,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9%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소외 망 정0철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는 식으로 표시하여야 한다.   상속채권자는 망인(채무자)의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신고하여 내려진 한정승인심판 그 자체에 대하여 무효청구나 취소청구를 할 수는 없는가? 이 점에 대하여 판례는 부정적ㆍ소극적이다.  한정승인신고의 수리심판 그 자체에 대하여는 상속채권자도 불복할 수 없고(가사소송법제43조, 가사소송규칙 제27조), 상속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 등을 제기하면서 그 선결문제로 한정승인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으므로,독립된 한정승인 무효확인 청구의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서 부적법하다(부산고등법원 2003.5.23.선고 2002나8001 판결,확정). 상속인이 상속포기신고를 하여 가정법원에서 이를 수리한다는 심판이 내려지고 확정된 경우 이에 대하여 상속채권자 등이 불복하여 상속포기무효확인청구를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판례는 보이지 않고 일본의 판례는 역시 부정적이다. 소의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변회 제공>